김채원 님이시죠? 은은한 미소를 띤 직원의 물음에 채원은 어설프게 고개를 숙여 인사했다. 빠르지만 다급해 보이지는 않은 동작으로 자리에서 일어선 직원은 채원을 향해 정중하게 인사를 건네곤 자연스럽게 닫혀 있는 맞은편 문을 열어 주었다. “지금 상무님이 미팅 중이시라서요. 안에서 잠시만 기다려 주시겠습니까?” 친절하지만 어딘가 모르게 사무적인 말투라 ...
영화관? 엘리베이터의 문이 열리자마자 보이는 영화관 로고에 유진은 걸음을 멈추었다. 양옆의 경호원들이 에스코트하는 대로 걸으면서도 유진은 여기저기 두리번거리는 걸 멈추지 않는다. 늦은 오전이어서 그런 것인가, 아니면 여기가 원래 특이한 것인가. 유진이 걷는 걸음걸음마다 기다리고 있던 직원들이 정돈된 동작으로 인사를 건네 왔다. 유진은 엉거주춤 허리를 숙이곤...
※ 이 글은 자살에 관한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읽기전에 유의해주시기 바랍니다.
※나이 반전 설정 글입니다. 해당 설정이 불편하신 분은 읽지 말아 주세요. - 유진은 아주 느린 걸음으로 엘리베이터에 올라타서는 힘겹게 닫힘 버튼을 눌렀다. 계속된 야근 이후의 회식이라니. 이부장 이도른새끼. 유진은 벽에 머리를 기댄 채 머릿속에서 이 부장의 욕을 곱씹었다. 그나마 불행 중 다행으로 술을 권하는 분위기는 아니어서 맥주 한 잔만 따라놓고 버텨...
여느 때와 다름없는 하루다. 전날 회식이 있었던 유진은 오후로 넘어가는 시간에 잠에서 깨어났다. 잠에서 깨자마자 원영에게 이제야 일어났다는 메시지를 보낸 후 욕실로 향했고, 유진이 샤워하는 동안 원영은 유명 맛집의 냉면을 포장해 유진의 집으로 찾아왔다. 늦은 점심을 맛있게 먹은 두 사람은 소파에 나란히 앉아 일상들을 나누며 애정표현도 서슴지 않았다. 유진과...
1-1. 고1 여름 한눈에 딱 봐도 무거워 보이는 에코백을 낑낑거리며 들고 온 민주가 채원의 책상 위에 무언가를 하나 둘 꺼내 놓기 시작했다. 국어, 수학, 영어 차례대로 올려지는 문제집을 보며 채원이 의아한 표정을 지었지만 민주는 아무 말도 없이 계속해서 문제집을 꺼내고서는 그 위에 턱을 올려놓고 씩 웃고만다. “무슨 문제집을 이렇게 많이 샀어?” “너랑...
*포타가 무료 멤버십을 없앴어요... 1. “언니, 벌써 뻗은 거예요?" 이름이 뭐였더라. 특이하게도 술을 마시면 까맣던 얼굴이 하얗게 질리는 후배의 목소리가 그 소란스러운 공간에서도 귓구멍에 콕 하고 박혔다. 매년 반복되는 행사가 끝나고, 술을 마시기 위해 오늘 그렇게 열심히 했다는 선배, 후배, 동기들 사이에서 혼자만 멀쩡한 정신을 유지하던 채원은 앞에...
그날 이후 안유진은 안유진답지 않게 기운 없는 몸짓으로 계속 일만 해댔다. 유진, 체육대회 끝나더니 아주 성실해졌네? 하는 에반의 말에도 대답하는 둥 마는 둥. 유진아 오늘 떡볶이 먹을까? 하는 채원의 말에도 시큰둥. 채원은 그런 유진이 너무 재미없어 죽을 맛이다. 채원은 아아메를 쭉쭉 빨아마시느라 보조개가 쏙 들어간 유진의 볼을 은근슬쩍 찔러보며 장난...
채원은 팀장이 눈앞에서 사라지자마자, 누구보다 빠르게 자신의 짐을 챙겨 회사를 빠져나왔다. 퇴근길에 다시 한번 확인해 본 유진과의 대화창에는 유진이 보내놓은 술 관련 이모티콘만 가득하다. 정확한 이유를 알려주지 않고 연차를 낸 것만으로도 걱정되는데, 하루 종일 술을 마시자고 칭얼거리는 바람에 채원은 업무시간 내내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아 죽을 뻔했다. ...
그날 이후로 민주는 정말 가끔 유진의 학교에 와서 학식을 먹었다. 특히 오후 수업이 없는 날은 다 같이 학식을 먹고 유진을 차에 태우고 집으로 돌아가는 것이 일과였다. 싸구려 학식이 도대체 뭐가 맛있다고. 특히 김민주는 돈까스를 미치도록 좋아했는데 꼭 자신이 먹는 메뉴랑 같은 것을 먹게 해서 유진은 벌써 돈까스에 질려 버렸다. 그리고 학업과 노예일로 ...
“안유진 알아?” “…?” “지금 우리가 타고 있는 이 말들, 경주마였어. 여러 번 우승한 말들이라서 은퇴 후에 제주도 와서 승용마로 재 훈련 받은 거야.” 세월아 네월아 걸어가는 두필의 말위에 나란히 앉은 유진과 민주는 쓸데없는 이야기를 주고받고 있었다. “경주마가 승용마로 전환하려면 훈련이 잘 돼야 하거든? 얘네는 전력 질주하던 본능이 남아있어서, 그게...
제발 저 좀 살려주실 수 있는지. 안유진은 85인치 대형 TV 앞에 앉아 2편째 재생되고 있는 영화 분노의 질주 시리즈를 넋을 놓고 보았다. 영화관에서파는 L 사이즈의 팝콘도 두통이나 비워낸 민주는 세 통째에는 카라멜 솔티 어쩌고 팝콘을 먹으면서 무념무상의 표정으로 브라운관에서 눈을 떼지 않는다. 무슨 자동차로 건물을 부수고 난리야. 유진은 점점 졸음이 쏟...
앚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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